[단독 3보] 보험금 폭로 직후 5만불 입금

이홍기씨 “아내와 내가 함께 마련해 입금” 주장

한인회, 공탁금 유용 후 5개월간 극심한 재정난

지난해 외부 후원금만 총 6만2천불 지출 ‘눈살’

본보가 입수한 애틀랜타한인회 주거래계좌 스테잇먼트에 따르면 수상한 출금과 입금은 2023년 9월과 11월, 2024년 2월에 집중돼 있다.

우선 이홍기씨는 2023년 9월 22일 5만달러의 한인회 공금을 자신의 개인계좌로 빼낸 뒤 자신 명의의 캐시어스 체크를 발행해 회장 재선 입후보를 위한 공탁금으로 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 계좌에 납부했다.

한인회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이씨는 자금이 충분치 않았지만 반대 세력으로 여겨지는 김형률씨(전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장)가 출마한다는 소식에 ‘한인회를 지키기 위해’ 이같은 일을 벌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잘못된 일인 줄 알고 있었고, 돈을 곧 돌려놓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의 이러한 약속은 5개월간 지켜지지 않았다. 2023년 11월 한인회관 재산세를 납부해야 했지만 당시 한인회 계좌 잔액은 1848.29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씨는 몰래 빼낸 5만달러를 돌려놓는 대신 이 돈으로 만들어진 선관위 계좌에서 1만8000달러를 3차례에 걸쳐 다시 빼내왔다. 선관위 계좌의 잔액은 새 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는 2024년 1월에 이체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어긴 것이다.

선관위에서 빼내온 돈으로 한달을 버텼지만 12월에도 재정난은 지속됐다. 당시 잔액은 1706달러 수준이었고 돈이 필요해진 이홍기씨는 이번에도 5만달러를 돌려놓는 대신 코리안페스티벌 계좌에서 남은 수익금 3만달러를 이체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당시 이씨는 코리안페스티벌 수익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이미셸 페스티벌 준비위원장을 공격하면서 마찰을 빚었고 이로 인해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됐다.

5만달러를 돌려놓으려 했다는 이씨의 생각은 2024년 1월에도 실행되지 않았다. 선관위 공탁금 계좌에 남은 2만5547달러를 최종 이체받으면서 숨통이 틔였고 1월 잔액은 2만4326달러로 비교적 여유로움을 찾게 됐다.

하지만 2월초 한인회 전 건립위원회가 이홍기씨의 한인회관 동파 보험금 15만8000달러 수령 은폐사실을 폭로하자 이씨의 행보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돌려놓지 않았던 5만달러를 2월 14일 갑자기 입금했고 다음날인 15일에는 회장 입후보 서명인들로부터 받은 5000달러의 한인회비도 입금했다.

이씨는 이때 입금된 5만달러의 출처에 대해 “3만2000달러는 아내 회사 명의로 발급해 12월 건립위 계좌에 입금했던 돈을 찾아온 것이고, 1만8000달러는 내가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2월 건립위 계좌에 입금했던 돈을 2개월 가량 찾아오지 않다가 갑자기 이체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

한편 건립위 계좌(메트로시티은행)는 지난 7월말 현재 총 6만7706.25달러의 잔액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한국 재외동포청에 한인회관 보수기금 20만달러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50%인 10만달러의 잔고가 필요해서 아내의 돈 3만2000달러를 입금한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한편 이홍기씨는 보험 보상금과 코리안페스티벌 수익 등으로 마련한 지난해 재정 가운데 무려 6만2000달러를 후원금으로 지출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반면 한인회가 지난 1년간 받은 후원금은 골프대회를 포함해 1만9000여달러에 불과했다.

구체적인 주요 후원 내역은 ▷한인회 코리안페스티벌 5000달러 ▷미주체전 3000달러 ▷한인회 골프대회 3000달러 ▷AIPAC 2400달러 ▷이승만 동상 건립 2000달러 ▷유진리 음악회 2000달러 ▷교회협의회 1000달러 ▷교회단체협의회 1000달러▷어거스타한인회관 건립 1000달러 ▷버밍햄한인회 장학금 1000달러 ▷동남부 골프대회 1000달러 ▷노인회 1000달러 ▷동남부 체전 1000달러 ▷독거노인협회 1000달러 등이다.

이상연 대표기자

한인회 2023년 9월 계좌 내역
2024년 2월 계좌 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