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준기씨 첫째딸 본보에 한인사회 관심 당부
경찰, 마약중독자 침입 등 확인위해 CCTV 분석
지난 25일 흉기에 피살된 한인 고 김준기씨 사건이 발생 1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가운데 유족들이 본보를 통해 한인사회의 관심을 당부했다.
고인의 장녀인 김영비씨는 1일 기자에게 “투병 중인 남편을 간호하기 위해 장례 후 사건 수사상황을 지켜보지 못하고 시카고로 돌아와야 했다”면서 “경찰의 수사가 미진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우며 한인사회가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씨에 따르면 한국에서 고인은 1981년 이민 후 애틀랜타 교량 건설 관리자로 근무하며 7개의 대형 교각을 건설했지만 현장에서 젊은 인부를 돕다 다리를 다쳐 구두 수선업소를 운영했다. 김씨는 “아버지는 한국과 한인사회를 사랑하셨고 한인들을 돕는 일에는 발벗고 나서는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실제 고인은 지난 2014년 애틀랜타한인회관 건립 기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김씨는 “범인이 아버지의 지갑과 시계를 훔쳐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지갑에는 현금 32달러만 들어있었으며 시계도 금색으로 비싸 보이기는 했지만 고가 제품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버지가 평소에 현관 문을 잘 잠그지 않으셨고 누구에게나 쉽게 문을 열어주셔서 범죄 표적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건을 수사중인 애틀랜타 경찰은 현재 감시카메라를 분석해 외부 침입자가 있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B 맥클루어 수사관은 본보에 “수십개의 CCTV 화면을 분석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은 물론 주변 전과자들에 대한 탐문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틀랜타 경찰국 공보팀은 지난 26일 사건 발생 통보 외에는 지금까지 어떠한 업데이트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지역 언론들도 사건의 잔인성에도 불구하고 관련 보도를 전혀 하지 않아 주류사회의 무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 28일 열린 고인의 장례식에는 한인회를 비롯한 한인사회 인사들이 1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