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장 “선거 앞두고 자금 부족해 한인회 계좌서 5만불 인출”
본인 계좌에 입금한 뒤 클리어되자 본인 명의로 선관위 제출
이회장 “올해 2월에 모두 되갚아…공금 마음대로 빼내 죄송”
이홍기 애틀랜타한인회장이 지난 9월 재선에 도전하면서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회장 입후보 공탁금 5만달러를 한인회 계좌에서 빼내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홍기 한인회장은 기자에게 “회장에 출마한 뒤 자금난을 겪어 돈이 부족해 지난 9월 26일 한인회 주거래 계좌에서 5만달러를 캐시어스체크로 인출했다”면서 “해당 체크를 내 본인 계좌에 입금했다가 28일 내 명의의 캐시어스체크를 발급받아 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재승)에 제출했다”고 인정했다.
이 회장은 “한인회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것은 개인적인 행동이었고 임원이나 감사 등과 상의한 적은 없다”면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며 곧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혼자 결정한 일이었으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회장은 공식적으로 “한인회장 입후보 공탁금은 내가 마련한 것이며 내 개인계좌에서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또한 이 회장은 지난 5월 1일 노크로스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 5만달러를 한인회 메인계좌에서 선관위 계좌로 옮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같은 진술 등을 바탕으로 이 회장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잠깐 사용하고 돌려놓으면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보험금 수령 사실 은닉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 사실(공탁금 인출)도 공개될까봐 지난 몇달간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면서 “한인회 계좌에서 빼간 돈은 지난 12월 일단 3만2000달러를 갚았고, 지난 2월 14일 경 1만8000달러를 추가로 입금해 모두 되돌려 놓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같은 입금사실 증명을 위해 16일까지 관련 계좌 명세서를 기자에게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지난 12월 갚았다는 3만2000달러는 한인회 계좌가 아닌 한인회 산하 건립위원회 계좌에 입금됐다. 이 회장은 “건립위 계좌에 6만8000달러의 잔액이 남아있었는데 재외동포청 측에서 한인회관 보수 기금 신청 제안이 왔다”면서 “20만달러의 보수기금 신청을 위해서는 그 절반인 10만달러를 계좌에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해 내 돈 3만2000달러를 입금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 회장이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회장 공탁금을 한인회 계좌에서 빼내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회장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한인회 자금을 독단적으로 인출해 본인의 계좌에 입금한 것은 형사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한 한인 변호사는 “비영리단체의 기금을 몰래 빼내 자신의 계좌에 입금하는 것 만으로도 횡령 등의 처벌 대상이 된다”면서 “돈을 다시 돌려 놓았다는 사실은 정상 참작의 여지는 될 수 있지만 범법 행위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자진사퇴 의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홍기 회장은 “사실 지난 3월부터 사퇴를 고려하고 있었는데 라디오 방송과 일부 기자의 무차별 비방에 조금이라도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미뤄왔다”면서 “이사회와 임원, 전직 회장들과 의논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