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홍기씨, 한인회장 재선 과정서 출마예정자 위협 정황
공탁금 상향, 한인회비 규정 등 선거 시행세칙 관여 의혹
애틀랜타한인회 공금을 자신의 계좌로 몰래 빼내 회장 입후보 공탁금을 납부해 물의를 빚고 있는 이홍기씨가 지난해 제36대 한인회장 선거 과정에서 출마 예정 후보를 위협하고 선거 시행세칙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선거 출마선언을 했던 후보 A씨는 1일 기자에게 “지난해 9월초 한인회 임원 1명과 함께 이홍기 회장을 만나 ‘보수 한인인사들이 나를 지원하기로 해 출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면서 “그랬더니 이 회장이 충격적인 폭언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홍기씨는 흥분한 목소리로 평화의 소녀상 건립위 관계자들에게 폭언을 하며 “출마할테면 출마해봐라, 내가 (평화의) 소녀상을 까부수면 우파들이 다시 나를 지원할 것”이라며 “내가 아직 한인회장이니까 마음대로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나도 우파이지만 한인회관에 세워진 소녀상을 절차에 따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부수겠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이홍기씨는 평화의 소녀상을 한인회관 앞에 설치하면서 한인 우파 인사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었으며 이후 후원금이 사실상 끊겨 한인회 운영이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이씨는 한인사회에 수령사실을 숨겼던 보험금 15만8000여달러 가운데 10만달러 이상을 5개월만에 사용했고, 그 중 5만달러는 자신의 공탁금을 납부하기 위해 몰래 빼갔다.
이씨는 이어 “공탁금을 10만달러로 올리면 김OO(또다른 출마 선언 후보)도 결국 출마하지 못할 것”이라며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재승)의 시행세칙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스스로 인정했다. 선관위는 기존 3만달러였던 공탁금을 5만달러로 올렸고 한인 대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인회비 4년 연속 납부 규정을 세칙에 포함시켜 사실상 이홍기씨의 단독출마를 도왔다.
A씨는 “이경성 이사장이 선관위를 구성하는 문제도 재선에 나선 이홍기 회장과 의논해 결정했기 때문에 결국 ‘짜고 치는’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졌다”고 지적했다. 본보는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이재승 위원장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A씨는 이같은 폭언을 들은 뒤 출마를 포기한다는 발표를 했고, 평화의 소녀상은 결국 10개월 뒤 철거돼 한인회관 2층 복도로 옮겨졌다. A씨는 “이홍기 회장의 발언은 당시 함께 했던 한인회 임원도 함께 들었다”고 증언했고 해당 임원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이홍기씨는 지난 31일 성명을 통해 “적법한 절차를 통해 당선됐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퇴진을 추진하고 있는 한인회 재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백규)를 ‘음해세력’으로 규정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