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50호

정치의 마력과 우울증

MB(이명박) 정권 창출의 1등공신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이 어제 숨진 채 발견돼 큰 충격을 줬습니다. 고인은 MB가 서울시장을 할 때 2인자에 해당하는 정무부시장을 지냈고  대선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선거후에는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이른바 ‘영포라인’에 밀려 권력의 쓴맛을 봤던 인물입니다.

17대부터 19대까지 내리 3선을 하다 20대 떄는 ‘비박’으로 찍혀 간신히 공천을 받았고, 그나마 야당 바람에 밀려 낙선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 충격으로 우울증에 시달려 이전에도 자살 시도를 했었다고 합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아 이를 극복했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국에서 기자생활을 할 떄 회사 선배 중에서도 정치권으로 행로를 바꾼 분들이 많았습니다. 더러는 당선돼 편집국에 금의환향해 술도 사고 밥도 사지만, 낙선된 분들은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 선배는 낙선 후 다음 선거에서 재기한 뒤 엉엉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정치, 특히 선거라는 것이 참 마력이 있는 것인가 봅니다. 트럼프도 선거의 재미를 알고 난 뒤 다음 선거에서 어떻게든 다시 이겨보려고 요즘 꽤나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똑똑하고 잘 나가던 공무원이었던 정 전의원도 정계에 입문해 처음엔 화려해 보였지만 결국 실패의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사람을 흥분시키는 것들은 지나가면 공허함과 우울함을 남깁니다. 정치의 목적은 말 그대로 나라의 일을 이치에 따라 처리해 나가는 것입니다. 정치가 자극적인 재미를 줄 때 정치인은 물론 국민들까지 불행해집니다.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