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14호

지도자,  능력인가 인성인가

흔히 ‘아들 부시’라고 불리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중 한 명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습니다.

대법원이 손을 들어줘 가까스로 대통령에 당선됐고, 9.11 테러사건과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 등을 겪으면서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의심받을 만한 결정을 많이 내렸습니다. 북핵 문제도 위협만 했지 사실은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미국 국민들에게 가장 많이 욕을 먹는 이유는 임기말 ‘서브프라임 사태’로 경제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를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한국과의 관계에서도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 편입니다. 부시 대통령이 상대한 한국의 대통령은 모두 3명인데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는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고,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는 정말 한미 관계가 박정희-카터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흘렀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노골적인 호감을 보여 그제서야 한미관계가 훈풍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임기중에는 전세계적으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았지만 요즘은 호의적인 평가가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탈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당시 백악관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세간의 인식과 달리 스마트하고, 인간성 면에서는 정말 존경할만한 사람”이라며 “언제라도 다시 모시고 싶은 지도자”라고 말했습니다.

한 집단, 나아가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려면 우선 경영과 치세의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두뇌가 명석하고, 사람을 잘 다루고, 미래를 내다보는 눈까지 갖춰야 합니다. 여기에 국민들은 자신들과 소통할 수 있는 눈높이를 갖추고 마음까지 따뜻한 지도자를 만나기 원합니다. 문제는 이 둘을 다 갖춘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는 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표를 던져야 합니다.

부시 대통령이 자신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던 고 노무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퇴임후 화가로 변신해 참전용사 등의 초상화를 그려 전시회도 열었는데 직접 그린 노무현 대통령의 초상화를 들고 온다는 소식입니다. 예전에 대놓고 홀대해서 미안한 마음도 있을 테고,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같은 시대 지도자에 대한 애틋함도 이유일 것 같습니다. 이번 추도식에서는 다른 평가는 뒤로 하고 인간적인 마음으로만 두 대통령을 바라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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