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143호

지난 18일 오전 귀넷카운티 고등법원에서 열린 애틀랜타한인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맡은 워런 데이비스 판사가 이번 소송과 관련해 수많은 어록을 남겼습니다.

우선 재판 서두에 “비영리단체의 문제가 귀넷카운티 법정까지 올라온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라면서 “법원에 판단을 맡기는 것은 여러분들이 의지해야 할 마지막 수단(last resort)이 돼야 한다”며 합의를 이루지 못한 양측을 나무랐습니다.

데이비스 판사는 처음엔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듯 “검토할 자료도 많고 하니, 오늘은 아무런 결정(ruling)도 내리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양측의 공방을 꼼꼼히 청취하더니 “오늘 가처분에 대해서는 판결을 내리겠다”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그가 재판 내내 강조한 단어는 바로 ‘공정성(fairness)’과 ‘내부 자구방안(internal remedy)’였습니다. 이번 소송의 본질이 선거과정의 공정성이 확보됐는지 여부라는 사실과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부적으로 이를 자정할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원고인 유진리씨의 소송 자격을 확실히 인정한 데이비스 판사는 한인회 정관(bylaws)과 선관위 시행세칙(rules of operation)의 상하관계에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정관이 분명히 상위규칙인만큼 시행규칙이 이와 상충될 경우 정관의 해석에 융통성이 있을 수 있는지 원고와 피고 양측에게 모두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원고측은 ‘must’라고 답변한 반면 피고측은 ‘open to interpretation’이라고 말해 이 부분이 결국 소송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비스 판사의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판결 직후 양측의 화해를 강조하며 전한 “(화해과정에서)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는 생각을 제발 버리고 한인사회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하라”는 ‘반협박성’발언입니다. 어쩌면 미국인 판사가 한인회 관계자들보다 한인사회를 더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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