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델란드 KLM항공 ‘한국인 차별’ 논란

한국어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 표기해 운영

국토부, 외교라인·국제기구까지 ‘총동원’ 관철

네덜란드 국적의 외국항공사 기내 화장실에 한국어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로 표기해 논란이 됐다. 정부는 이를 인종차별적 조치로 판단하고 가용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에 차별방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3일 항공업계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일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한 인천행 KLM항공 기내 화장실에선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 안내문이 붙여 있었다. 이를 발견한 승객 김모씨가 종이 안내문의 사진을 찍고 “왜 영어 없이 한국어로만 문구가 적혀 있느냐”고 항의하자 당시 부사무장 등 승무원들은 “잠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답했다. 뒤늦게 영어 문구를 적어 넣은 후 김씨에게 되레 사진 삭제를 요청했다.

김씨는 소셜미디어에 “2차 감염 가능성이 높은 승무원의 안전을 위해 전용 화장실을 만드는 것은 예방책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련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한국어로만 고지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비판했다.

김씨의 SNS를 접한 항공업계 관계자들도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전파자로 중국인을 포함한 모든 동양인이 타깃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조치는 명백한 인종차별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KLM사의 대응도 문제가 되고 있다. KLM사는 SNS를 통해 “해당 승무원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승객들이 차별적인 행위로 느낀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기장과 사무장의 결정에 따라 때때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위가 승무원의 재량사항임을 설명했다. KLM사가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발생한 사안은 규정상 가능한 행위임을 밝힌 셈이다.

항공당국인 국토부는 우선 후속조치를 지켜보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의 내규도 대부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는데 아시아나-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에는 전혀 이런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토부는 우리국민이 명백히 차별받은 사안인 만큼 우선 KLM사에 재발방지를 위한 공문을 보낼 방침이다. 이후에도 외항사의 운항과정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의미를 가진 차별이 진행될 경우 국토부는 항공면허권자인 네덜란드 항공당국에 강력한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차별방지는 엄중히 보고 있다”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외교라인은 물론 ICAO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덜란드 국적 항공사인 KLM사는 지난해 한국취항 35주년 기념행사를 맞았으며 당시 CEO가 방한 간담회를 가질 만큼 네-한 노선 운영에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KLM네덜란드 한국취항 35주년 기념 CEO 방한 간담회 당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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