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슈빌 폭행사건] ① “한인사회는 왜 눈을 감고 있나요?”

유명 음악PD 신배호씨 여자친구 감금 폭행혐의 유죄 평결

SBS ‘그것이 알고싶다’까지 방영…가족은 ‘셋업범죄’ 주장

애틀랜타 거주 다른 피해자, “신씨는 습관적 여성 폭행범”

테네시주 내슈빌에 거주하는 유명 음악 프로듀서 겸 엔지니어 신배호씨(영어명 Bobby Baeho Shin, 48)가 지난달 31일 법원에서 배심원에 의해 가중 납치, 가중 폭행, 가중 성폭행, 가정폭력 등 6건에 대해 중범죄 유죄 평결을 받았다.

그래미상을 수상했고 제이슨 므라즈,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 등 유명 뮤지션과의 작업으로 유명한 신씨는 2018년 12월 여자친구 J씨를 자신의 집에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충격을 줬었다. 신씨는 오는 4월 2일 형량 선고를 받게 되는데 현지 언론인 WTVF는 최소 15년에서 최대 56년형, WZTV는 최대 84년형이 예상된다고 각각 보도했다.

특히 폭행정도가 심각하고 피해자가 심한 폭행을 당한 후에도 다시 신씨를 찾아가는 등 다른 범죄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 관심을 끌었고 결국 한국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사건의 전모와 재판과정이 생생히 방영되기도 했다.

구원영씨(가명)가 지난 2012년 신배호씨에게 폭행당한 후 촬영한 다리 모습.

이와 관련, 피해자 J씨에 앞서 신씨와 사귀다 비슷한 폭행을 당했다는 다른 피해자 구원영씨(가명)가 지난 11일 기자에게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해왔다.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는 구씨는 신씨의 재판과정에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그것이 알고싶다’에 같은 가명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기자와 전화로 연결된 구씨는 “미국은 물론 한국에까지 널리 알려진 사건에 대해 왜 한인사회는 눈을 감고 있느냐”고 말했다. 구씨의 요청에 따라 다른 한인 기자들과 함께 지난 13일 둘루스 모처에서 구씨를 만나 그동안 한인사회와 언론에 말해주고 싶었다던 이야기를 들었다.

구씨는 “지난 2012년 약 10개월간 신씨와 만나면서 최소한 4번 이상 심한 폭행을 당했다”면서 “지난해 J씨가 폭행을 당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악몽이 떠올라 밤잠을 설쳐야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결국 피해자 J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를 돌보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고 말했다.

신씨의 가족들은 현재 불체 신분인 피해자 J씨가 미국정부가 범죄 피해자에게 발급하는 체류 비자인 U 비자를 얻기 위해 계획적으로 신씨에게 접근해 폭행을 당했다는 ‘셋업 범죄’를 거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씨는 “지난해 1월 24일 재판과정에서 검사가 피해자 J씨에게 U비자 이야기를 처음 꺼냈다”면서 “현장에 내가 함께 있었고, 검사는 범죄 피해자에게 이같은 비자가 있으니 자신이 신청을 도와주겠다고 제의했다”고 말했다.

구씨는 “당시 J씨는 나와 검사에게 ‘U비자가 뭐에요’라고 되물었다. 비자를 얻기 위해 계획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구씨는 “비자를 얻기 위해 이렇게 심한 폭행을 여러 차례에 걸쳐 자청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신씨는 그저 상습적으로 여성을 폭행하는 사람일뿐”이라고 말했다.

<2회에 계속됩니다>

이번 사건 피해자 J씨가 폭행당한 직후의 모습.
폭행 1달 후 구원영씨와 페이스타임을 하고 있는 J씨. 여전히 눈 주위 멍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