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CIA 정보원이었다”

“싱가포르·말레이 등에서 미국에 정보 전달”

“김정은 행보 설명…김정은에 잠재적 위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사진)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김정남의 이해하기 힘들었던 삶과 살해 동기를 설명할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7일 더 타임스에 따르면, 북한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워싱턴포스트(WP)의 애나 파이필드 베이징 지국장은 곧 출시될 김정은 위원장의 평전 ‘마지막 계승자’에서 김정남이 잠재적 위협이라고 판단해 김 위원장이 살해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정남이 CIA의 정보원으로 미국 스파이들과 만나면서 그 위협이 더욱 두드러졌을 수 있다고 설명해 더욱 관심이 쏠렸다.

파이필드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이 CIA의 정보원이 됐다”며 “김 위원장은 김정남과 미국 스파이들 간의 대화를 위험한 행동으로 간주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남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에서 그들(미국 스파이)에게 정보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CIA가 과거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독재자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점도 김정남을 위협으로 평가하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남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으로 오랫동안 후계자로 거론됐다. 파이필드는 “김정남이 도박꾼과 깡패, 스파이 등과 생활하는 등 북한 정권과는 별개의 삶을 사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정권과 관련된 삶을 살았던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파이필드는 컴퓨터 보안 문제와 관련해 김정남을 도운 IT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남이 북한 정권을 대신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북한이 만든 위조지폐를 마카오와 온라인 도박사이트 등에서 돈세탁을 했다”고 밝혔다.

IT 전문가는 “김정남이 보안과 관련해 경계심이 강해 정기적으로 컴퓨터 버그 검사를 했고, 컴퓨터에 내장된 카메라를 가렸으며, 쉽게 해킹할 수 없는 낡은 노키아 핸드폰을 사용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김정남은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후 베이징과 마카오 등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떠돌이 생활을 이어갔다. 지난 2001년에는 도쿄 디즈니랜드로 여행을 갔다가 위조 여권이 발각돼 추방당하기도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더 타임스는 김정남의 이러한 생활에 대해 그가 CIA의 정보원이라면 설명이 된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마카오로 돌아가는 도중 맹독성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에 의해 피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