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 대법관 “난 잘 살아있다”

‘생존여부’가 늘 뉴스…”일 위해 고통 견뎌내”

“내가 죽는다고 했던 상원의원, 먼저 숨졌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6) 미 연방대법원 대법관이 23일 “나는 아주 잘 살아있다”며 건강을 둘러싼 우려를 일축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99세 나이로 타계한 존 폴 스티븐스 전 연방대법관처럼 길게 대법원에 남아있는 것이 “나의 꿈”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고령’ 긴즈버그 대법관의 건강은 미국에서 뜨거운 감자다. 진보 성향인 그가 만일의 사태로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될 경우,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에 따라 대법원의 이념 지형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긴즈버그 대법관은 1999년 대장암, 2009년 췌장암 그리고 2018년 폐암에 걸려 세 차례나 투병했지만 그 때마다 회복해 수십년동안 은퇴 및 사망설을 불식시켜 왔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한 상원의원이 있었다”며 “아마 내가 췌장암에 걸린 이후였던 것 같다. 그는 매우 기뻐하면서 내가 6개월 내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내가 이름을 잊어버린 그 상원의원은 이제 죽었다. 그리고 나는 무척 잘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CNN은 긴즈버그 대법관이 언급한 상원의원은 공화당 소속이었던 짐 버닝 전 상원의원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그는 긴즈버그 대법관이 “나쁜 암을 앓고 있다”며 “나아질 수 없는 그런 종류”라고 말했다. “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보통 9개월이 최장 생존기간”이라고도 했다.

버닝 전 의원은 당시 금요일 열렸던 공화당 모임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고, 긴즈버그 대법관은 그 다음 주 월요일 다시 출근했다. 췌장암 수술 후 불과 18일 뒤였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가 9개월 내 죽을 것이라고 말한 그 상원의원과 달리, 살아있고 건강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길 바란다”고 비판했었다.

버닝 전 의원은 성명을 통해 “만약 내 발언이 긴즈버그 대법관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면 사과한다. 그건 확실히 내 의도가 아니었다”며 사과했다. 그는 2010년 상원에서 은퇴했으며 2017년 85세 나이로 사망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NPR 인터뷰에서 ‘일’ 때문에 건강을 유지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은 정말로 나를 살렸다”면서 “왜냐하면 자료를 읽고 의견 초안서를 작성할 때는 집중해야 했다. 그래야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일을 하기 위해서 내 아픔과 고통이 무엇이든 견뎌내야 했다”고 했다.

3명의 여성대법관, 소니아 소토마요르, 긴즈버그, 엘레나 키건(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