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불친절한 민주평통 애틀랜타씨”

올해 첫 행사 ‘통일아카데미’. ‘골프대회’ 허점 투성이

차세대 사업도 ‘말로만’…진정한 공공외교 기관 돼야

 

민주평통 지역 협의회 간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는 각종 행사를 보도한 한인신문 기사를 스크랩해 한국 사무처에 보내는 일이다.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헌법기관’인 만큼 활동상황을 본국에 보고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러한 공무원식 보고 체계가 별 의미도 없는 ‘보고용’ 행사를 양산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제19기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회장 김형률)가 올해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각종 행사 가운데 첫 단추를 끼우는 ‘통일아카데미’와 ‘북한 어린이 및 결핵환자 골프대회’를 보면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다.

우선 2월27일부터 6월4일까지 격주 목요일마다 모두 8회에 걸쳐 열겠다는 ‘통일 아카데미’는 선착순 50명 모집과 장소, 시간 외에는 아카데미의 목적이나 방향, 강의 내용 등이 하나도 공개되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을 배우는지도 모르는 강좌에 과연 누가 등록을 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강사 선정과 구성도 급조한 티가 역력하고 참석 대상도 ‘한반도 통일에 관심있는 애틀랜타, 동남부 5개주 주민’으로 두루뭉술하다. 그것도 일반인 참가가 저조할 것을 예상한듯 ‘민주평통 자문위원’을 먼저 적어놓았고 업데이트도 거의 되지 않고, 찾는 사람도 없는 민주평통 페이스북을 통해 동영상 강의를 중계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3월15일 열리는 ‘북한 어린이 및 결핵환자 돕기 골프대회’는 더욱 아리송한 행사다. 개인적으로 북한 어린이 결핵환자 지원단체의 홍보를 도운 적이 있어 이 사업이 얼마나 공이 많이 들고 어려운 일인지 조금은 알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의 대북 제재와 국제기구의 북한 결핵의약품 지원 중단으로 지난 2018년 이후 모금된 지원물자 조차 전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어린이 결핵 환자 지원의 필요성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도 없이 홀인원 상품 등을 내걸고 골프대회를 한다고 홍보하고 있으니 너무나 불친절한 태도이다. 또한 어린이를 지원한다는 것인지, 결핵환자를 돕겠다는 것인지 혼동되게 대회명을 지은 이유도 궁금하다.

정말 북한 결핵어린이 환자를 돕고 싶다면 급하게 ‘자문위원 사교모임’이나 다름없는 골프대회를 열 것이 아니라, 지원에 대한 공감대를 조성한 뒤 자문위원들이 먼저 성금을 내 분위기를 만들고 자선 경매 등의 ‘착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이 더 보기 좋았을 것이다.

이 두 행사는 모두 이미 다른 협의회에서 했던 행사들을 재탕하는 것인데 한마디로  ‘참신하지도 않은 행사를, 어울리지도 않는 시기에, 기본적인 준비도 없이’ 벌이는 것이 민주평통 애틀랜타의 문제이다. 특히 올해는 차세대 사업에 주력하겠다더니 핵심프로젝트였던 차세대 DMZ 방문행사에서 ‘차세대’를 빼고 그냥 ‘DMZ 방문행사’로 변질시켜 차세대들이 참가할 수 없는 9월에 실시한다고 말을 바꿨다.

가뜩이나 한국 정부가 한인사회를 통제하려고 민주평통을 이용한다는 인식이 있고, 총영사관이 평통 위주로 동포사회 관계망을 구성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제19기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가 이런 오해의 고리를 끊고 진정으로 한인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단체, 한국 평화통일을 위한 공공외교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연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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