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당국이 비행 중에 동체에 생긴 구멍 때문에 비상 착륙한 알래스카 항공 1282편 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보잉 737 맥스9 여객기의 뜯겨 나간 부품 수거에 나섰다.
제니퍼 호멘디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7일 CNN 방송에 동체에서 뜯겨 나가 사라진 비상구 덮개(도어 플러그)를 찾으면 사고 조사에 핵심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이더 데이터 상으로는 이 부품이 오리건주 포틀랜드 서쪽의 워싱턴 카운티 시더힐스의 217번 국도 인근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이를 발견한 사람은 지역 경찰 등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내 압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산소마스크가 내려오면서 기내는 혼란과 공포에 빠졌다.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보낼 문자 메시지를 쓰기 시작했다.
항공기는 포틀랜드로 회항해 비상 착륙했다.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었다.
호멘디 위원장은 여객기 뜯긴 부분의 바로 옆 좌석인 26A와 26B 자리에는 탑승객이 없었다면서 사고 당시 26A 좌석의 등받이 부분이 사라졌고, 25A 좌석의 머리 받침대 부분도 떨어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좌석 조립이 뒤틀렸고 뚫린 구멍으로 천 조각이 빨려 나가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호멘디 위원장은 “아무도 사망하지 않고 더 심각한 부상이 없어서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래스카 항공은 사고 여객기에 탔던 승객들에게 항공권을 환불해 주고 불편 해소를 돕기 위한 1500달러(약 200만원)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항공사는 이메일에서 “이번 사고가 얼마나 극심한 괴로움을 줬을지 인지하고 있으며 여러분과 승무원들이 침착하게 대처한 데 감사한다”며 “이번 사고를 철저히 조사하고 관계 당국과 협력해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시애틀 타임스는 알래스카 항공을 인용해 이번 사고 며칠 전부터 조종사들이 기내 기압 감소 가능성을 알리는 경고등에 대해 보고했으며, 해당 항공기는 수면 위를 가로지르는 장거리 비행에서 배제됐다고 보도했다.
호멘디 위원장도 CNN에 이 항공기에 사고 전 기압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알래스카 항공이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정비 기록은 어땠는지 당국이 확인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날아간 부품은 사용하지 않는 비상구를 덮는 데 사용되는 덮개인 ‘도어 플러그’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난 보잉 737 맥스9 기종은 대부분 이같은 덮개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전 모델인 737-900 기종이나 맥스8 기종 뒷부분에 있는 추가 출구에도 이런 부품이 사용된다.
이들 기종을 구매하는 항공사가 출구를 낼지, 덮개를 설치할지 선택할 수 있다.
미국 규정에 따르면 맥스9 기종에 200석 이상을 두면 추가 비상구가 필요하지만, 알래스카 항공이나 유나이티드 항공은 맥스9 기종을 180석 미만으로 운영하기에 기내 중간 부분에 출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보잉 맥스9 기종에 덮개를 설치하는 협력회사는 스피릿에어로시스템즈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지난해 보잉과 스피릿에어로시스템즈는 순항 고도에서 737 맥스 기종의 기압을 유지하는 격벽(벌크헤드)에서 잠금·고정장치용 구멍이 잘못 뚫린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