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레이호 구조 선원, 한인 의대생이 도왔다

브런즈윅 뉴스 “조지아의대 데이비드 오씨 의료-통역 지원”

카카오톡 통해 한국 부모에 연락…당시 상황 생생하게 들어

지난 9월 8일 전도된 골든레이호 엔진실에 갇혀있다 구조된 4명의 한국인 선원이 병원에서 완벽한 의료지원을 받게 된 배경에 한인 의대생의 도움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역 신문인 브런즈윅 뉴스는 14일 “조지아의대(Medical School of Georgia) 4학년 학생인 데이비드 오씨가 구조 선원들을 위해 한국어 통역 및 의료 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오씨와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신문에 따르면 오씨는 구조 당시 1달 일정으로 브런즈윅 한 병원에서 실습을 하던 중이었으며 구조된 선원들이 후송된 조지아헬스센터 브런즈윅병원의 요청으로 의료 현장에 투입됐다.

오씨는 “한국인 선원 4명이 배에 갇혀 있다는 뉴스를 듣고 한국에 있는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아버지는 ‘네가 가까운 곳에 있는데 혹시 그 선원들을 돌볼 수는 없니?’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오씨의 지도교수인 코스털 커뮤니티헬스 서비스의 제이 플로이드 박사는 오씨에게 “네가 해야 할 일을 하라(Do what you need to do)”라며 파견을 즉각적으로 허용했다.

오씨는 병원에서 먼저 구조돼 병원에 도착한 3명의 한국인 선원들을 한국어로 위로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오씨는 “그들은 40시간 넘게 갇혀 있으면서 미국 구조대원들이 정말 자신들을 구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구할 수 있을런지 몰라 불안해했다”면서 “병원에 도착했을 때 모두 기름 범벅이었는데 내부 고온을 이기지 못해 기름으로 체온을 낮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조 선원들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한 것도 오씨였다. 오씨는 “다행히 내 휴대폰에 한국 앱(카카오톡)이 설치돼 있어 선원들을 대신해 한국 가족들에게 구조 소식을 전했다”면서 “보이스톡을 통해 들려오는 가족들의 반응은 눈물과 환호성의 뒤범벅이었다”고 소개했다.

오씨는 한국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선원들을 위해 근처 아시안 식당에서 100달러 이상의 음식을 테이크아웃해 제공하기도 했다. 3명의 선원이 구조된 뒤 5시간후 마지막 선원이 구조돼 병원에 도착하자 오씨는 이 사실을 다른 선원들에게 알렸고 그들 중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오씨는 “최후에 구조된 선원에게 다가가 음식을 권했는데 그는 ‘나를 위해 애써주는 분을 놔두고 혼자 먹을 수 없다’고 말해 1시간후 다른 일을 마치고 돌아가 그와 함께 식사를 했다”면서 “4명의 선원 모두 비교적 젊은 편이었지만 모두 다른 선원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다”고 회상했다.

오씨는 “선원들이 퇴원해 호텔로 옮겨진 후에도 호텔을 찾아 건강 체크를 했다”면서 “그들은 무엇보다 자신을 구조해준 미국 해안경비대원들에게 진정한 감사를 전했고 자신들을 위해 애써준 병원 등의 관계자 모두에게도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오씨./Credit: Bobby Haven Brunswick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