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100세] 건강한 눈으로 살아가기

[편집자주] 의학계에서는 ‘100세 장수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장담한다. 문제는 건강이다. 건강하지 않은 장수는 무의미하다. 각 분야 전문의로부터 ‘건강한 장수’를 누릴 수 있는 조언을 들어본다.

 

장영준 정근안과병원 원장

◇백내장
백내장은 우리 눈의 수정체에 혼탁이 생겨 안경을 써도 사물이 흐리게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나이가 들어 생기는 노인성 백내장이 대부분이지만 선천적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고, 당뇨병과 같은 전신 질환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노인성 백내장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율이 높아져 60대에는 50%, 70대에는 70% 이상 발생한다. 즉, 백내장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시력 감소다. 시야가 안개 낀 것처럼 전반적으로 뿌옇게 보인다. 실외보다는 실내, 저녁보다는 밝은 낮에 더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한쪽 눈으로 보았을 때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 현상도 생긴다.

햇빛과 형광등과 같은 밝은 조명에서 눈을 자주 찡그리고 심해지면 시리다고 느끼기도 한다. 갑자기 돋보기가 없이도 신문 글씨가 잘 보이는 등 근거리 시력이 일시적으로 더 잘 보이는 것도 증상 중 하나이다.

백내장은 초기 약물치료로 진행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지만, 호전시킬 수는 없다. 근본적인 치료는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는 것이다.

3mm 정도의 각막 윤부만을 절개하고 안구 내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초음파 유화 흡입술이 백내장의 주된 수술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혼탁된 수정체를 초음파 유화 흡입술을 통해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절개창을 많이 열고 수정체를 제거하는 기존 방법에 비해 초음파 유화 흡입술은 상처 치유도 빠르고 난시도 적게 생겨 시력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노인성 백내장은 아직 뚜렷한 예방법은 없으나 정확한 진단과 적기에 적절한 수술을 받는다면 대부분 좋은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수술 후 시력 회복은 각막, 유리체, 망막과 시신경 등 우리 눈의 여러 부분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수술 전에 백내장 이외의 원인에 의한 시력 저하가 있었다면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고 해도 지속될 수 있다. 백내장이 상당히 진행됐다면 망막, 시신경 등의 이상을 수술 전에 미처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백내장 수술 후 다른 부분의 이상에 대해 추가로 치료를 받을 수도 있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다.

◇당뇨망막병증
당뇨병으로 인해 눈에 오는 합병증 중 하나로 실명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망막이란 우리 눈의 신경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눈의 구조를 카메라의 구조와 비교할 때 필름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당뇨병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망막 부종, 유리체 출혈, 견인망막박리 등 다양한 망막 합병증이 생겨 결국에는 실명에까지 이르게 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증상이 없을 수 있다.

비증식당뇨망막병증 초기 상태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안저검사를 통해서만 진단을 할 수 있는데, 미세동맥류(혈관이 부풀어 혈액이 차 있는 혈관 이상 상태)가 보일 수 있다.

황반 부종은 황반부에서 혈액성분이 누출되는 상태다. 당뇨망막병증의 어떤 단계에서도 발생 할 수 있다. 이러한 환자는 양안의 시력이 다르게 보일 수 있으며, 시야가 흐려지거나 어둡게 보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황반 부종이 있는 사람은 시력이 떨어져 글을 읽거나 운전할 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일부의 경우 하루 중에서 시력이 급격히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 있다. 또 어떠한 선행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황반 부종으로 인해 당뇨망막병증 환자의 10%가 시력을 잃게 된다. 빛간섭단층촬영에서 망막의 두께 증가가 관찰된다.

그 다음 단계는 증식당뇨망막병증으로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발생한다. 이 혈관들은 쉽게 출혈 할 수 있어 유리체출혈을 형성,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 양이 많을 때는 환자가 빛만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떨어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생길 정도가 되면 이미 당뇨망막병증이 아주 많이 진행돼 있어 아무리 치료를 하더라도 정상적인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당뇨망막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녹내장
안압상승 또는 혈류감소로 시신경섬유 손상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 시신경유두의 함몰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녹내장성 시야장애가 나타난다. 증상이 계속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 ‘녹내장’이다.

그러나 조기 발견해 진행을 억제시키면(안약사용) 거의 정상에 가까운 눈 상태를 평생 유지할 수 있다.

녹내장 환자의 대부분은 만성녹내장으로, 환자들이 느끼는 증상은 말기가 되기 전까지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시야손상이 점점 악화돼 말기에 이르면 터널 속에서 밖을 보듯 주변 시야가 좁아져 중심부만 보이게 된다.

이 경우 길을 걷다 자주 부딪히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넘어지는 일이 많고, 조그만 물건을 찾는데 오래 걸리게 된다. 급성녹내장은 눈에 갑작스런 통증이 있고 충혈과 함께 두통과 구토를 호소하며 시력이 떨어지게 되고, 불빛 주위로 달무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회복되면 통증과 구토는 사라지지만 시야 결손은 남을 수 있고 회복이 늦게 될수록 시야결손의 정도가 심하게 된다.

녹내장은 일단 발생하면 완치할 수 있는 병은 아니지만 조기 발견해 잘 조절하면 실명으로 진행할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약물, 레이저 또는 수술적을 통해 안압을 낮추는 것이 시신경 손상의 진행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이다.

녹내장은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일생 동안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약물치료가 규칙적으로 지속돼야 효과적이다. 증상이 없다고 해서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나빠질 수 있다.

급성 폐쇄각녹내장은 레이저 수술이나 백내장수술 또는 녹내장수술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녹내장이라고해서 모두 똑같은 질환이 아니고 그 안에 여러가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치료가 모든 환자에서 동일할 수 없으며, 안과전문의의 진찰과 검사를 통해 개개인의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찾아야 한다.

치료를 시작한 이후에도 정기적인 안압검사, 시신경검사, 시야검사를 통해 치료효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치료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